동원참치라면
적과의 동침으로 불황의 시대를 견뎌라
다 같이 살기 어려운 불황의 시대에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경쟁사끼리 힘을 합쳐 콜라보(협업)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새로운 트랜드가 되었다.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합해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소비자들의 호응도 크게 얻고 있다.
대표적인 콜라보 제품은 지난 3월 말 출시된 '동원참치라면'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참치계의 최강자인 '동원참치'를 '팔도컵라면'과 합쳐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다. 제품이 처음 등장했을 때 출시 첫날부터 편의점 내에서 농심 신라면을 누르고 라면판매 1위를 할 만큼 큰 인기를 얻었고 세븐일레븐 전체 매출 순위에서는 참이슬을 꺾고 1위에 올랐다. 라면 중 유일하게 2000원대 제품이지만 1주일 만에 20만개, 보름 만에 40만개가 팔릴 정도로 그 인기가 심상치 않다. 동원은 27일 또 하나의 콜라보 제품인 ‘자연&자연 동원골뱅이’를 출시했다. 동원F&B가 만든 골뱅이에 대상의 ‘청정원 햇살담은 자연숙성 발효양조간장’을 부어 만든 제품이다. 지금까지 골뱅이가 무침, 덮밥 등의 부재료로 쓰였다면 이번엔 간장소스를 넣어 골뱅이만 먹어도 맛있는 제품으로 만든 것이다. 동원은 2013년부터 팔도와 함께 골뱅이와 비빔면을 합친 ‘골빔면’을 만들기도 했다.
우유업체에서도 콜라보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빙그레는 자사의 인기 아이스크림인 더위사냥과 비비빅을 우유처럼 만든 음료 '비비빅 라떼', '더위사냥 라떼'를 출시했고 롯데푸드는 빠삐코 맛이 나는 우유인 '빠삐코 라떼'를 만들었다. 빠삐코 라떼의 경우 제조사는 롯데푸드, 우유 공급은 한국야쿠르트 자회사인 비락이 담당하고 있다. 파스퇴르는 벨기에산 명품 초콜릿 브랜드인 길리안과 협업해 초콜릿 음료 '길리안 초콜릿 밀크'를 만들었다.
초반에는 콜라보 제품을 출시할 때 대형 제조사들이 자사의 제품 이미지 훼손 등의 문제가 발생할까 염려하기도 했지만 기존 브랜드명을 그대로 유지한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선보이면서 보다 손쉽게 시장영역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고 적극 협조하는 추세다. 길리안도 처음에는 명품이라는 자사의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번번이 콜라보 제의를 거절했지만 파스퇴르 측의 끈질긴 설득 끝에 3년 만에 제품을 내놓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대기업과 명품 브랜드까지도 콜라보 열풍에 가담하는 이유는 오랜 제품 개발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빠르게 트랜드에 맞춰 신제품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시기에 오랜기간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치는 것은 기업에게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기존의 기업과 협업하여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면 이 과정을 과감히 생략할 수 있다. 특히 두 회사가 결합해 신제품을 만들면 기존 제품명을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이미 기존 제품들을 연결해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융합'의 가치가 최근의 트랜드가 되고 있다. 불황을 견디는 돌파구를 먼 곳에서 찾지 말고 가까운 곳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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