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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 이야기/지식비타민

(주)호정, 탄약 비군사화(demilitarization)

by 기프트데이 판촉물 2016. 7. 20.




통상적 시장이 아닌 곳에서 맹주가 되다.


중국의 기술과 상품이 쓰나미처럼 몰려올때 우리 기업이 살아갈 방법은 무엇인가? 오로지 기술지향이다. 미쳐 생각지도 못한 시장에서 기술의 선점을 쥐는 것이다. 이런 사례가 탄약관련 기술에서 독보성을 보이면 ()호정의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방향성을 볼수 있다.

군사 무기로 쓰이는 탄약은 몇 번의 엄격한 검사를 거친 후에 활용된다. 검사 중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해 군사용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된 것은 공장에서 폐기해야하는데 이 과정을 탄약 비군사화(demilitarization)’라고 한다. 소각이나 분해를 통해 탄약의 특성을 제거하고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탄약은 재활용이 어렵고 소각하는 과정에서 많은 환경 유해 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기술력과 시설을 갖춘 민간업체에 폐기과정을 위탁하게 된다.

호정은 이러한 탄약비군사화를 전문으로 하는 중소기업이다. 더 이상 쓸 수 없는 130mm 다연장로켓을 군에서 넘겨받아 재활용하는 사업을 5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5년의 연구 기간 동안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여 20115월에는 미국 국방부에서 전 세계 최초로 추진제 리사이클링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호정이 로켓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물질을 분리해내는 과정은 굉장히 복잡하여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먼저 로켓 점화기와 노즐을 분해해 절단한 뒤 고체 추진제를 분리해 낸다. 추진제는 연료와 산화제로 구성돼 있는데 원통 모양 추진제에서 정밀한 분쇄, 용해 과정을 거쳐 로켓 한 개에서 과염소산암모늄(AP·Ammonium Perchlorate) 16kg 정도를 추출한다. 이렇게 추출된 과염소산암모늄은 순도가 99.3%가 넘는다.

이렇게 추출한 과염소산암모늄은 미국 업체에 전량 수출된다. 과염소산암모늄은 이온배터리를 만드는 양극제 원료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호정은 1년에 군 로켓 25000개 정도를 비군사화 과정을 통해 재활용 처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300t 정도의 과염소산암모늄을 추출한다. 호정은 최근 미국, 러시아 방산업체로부터 사업 제휴 제안을 받아 논의 중에 있다. 고폭약 비군사화 기술을 활용해 첨단 소재인 나노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연구소기업 설립도 추진 중이어서 호정의 사업 분야도 다각화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