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생산 업체 코퍼시는 19세기 전통 방식으로 양주를 만든다. 대부분을 기계가 아닌 사람에게 맡긴다.[조선일보]
비효율적인 생산방식을 고수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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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주 생산업체 코퍼시(Coppersea)는 19세기 미국인들이 쓰던 전통적인 방식으로 위스키를 만든다. 인근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보리, 호밀 등 곡물을 가져다가 바닥에 깔아놓아 사람이 직접 연장을 들고 곡물을 뒤집으며 갈퀴질을 한다. 그리고 이 곡물을 커다란 통에 넣고 손으로 저어 주며 열을 가한다. 대형 기계를 쓰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이렇게 만들어야만 맛있는 위스키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코퍼시가 이런 비효율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전통적인 제조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이런 정성과 시간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퍼시는 전통 제조방식으로 몇 년간 주요 주류 잡지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비효율적인 생산방식으로 인한 손해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글렌 캐럴(Carroll·62)교수는 코퍼시처럼 가치를 추구하고 신념을 밀어붙이는 기업의 경쟁력은 '진정성(authenticity)'에 있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이나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진정성을 보여주는 제품이라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다는 것이다. 캐럴 교수는 지난 몇 년간 식음료, 화장품 등 소비재 시장을 중심으로 조직과 소비자들의 행동을 연구한 결과 진정성의 힘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염두 해둘 것을 조언했다.
첫번째, 현지 문화를 반영하여 그에 맞는 제조방식을 관철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국적인 음식을 먹을 때에는 '진짜', '정통'에 가치를 부여한다. 1980년대 초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중국 음식점들이 손질한 오리를 식당 창문에 매달아 놓았는데, 이를 두고 당국은 위생법을 위반했다며 단속에 나섰다. 단속이 시작되자 중국인 이민자들은 '우리 선조들은 지난 4000년 동안 이 방법으로 요리해왔다'며 반박했다. 놀랍게도 소비자들은 대부분 이 중국 식당 편을 들었다. 소비자들은 이것이 이국적인 문화이자 '진짜'라고 생각했고 위생 점수가 좀 낮아도 너그럽게 받아들였다. 만약 보건 당국의 요구대로 제조방식을 바꿨다면 소비자들은 '현지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렸을 것이다.
두번째, 진정성을 억지로 지어내지 않는 것이다.
'바틀스앤드제임스(Bartles&Jaymes)'라는 회사에서 와인과 탄산수를 섞은 '와인쿨러'라는 음료 브랜드를 내놓았다. 이웃집 삼촌 같은 남성 둘이 TV 광고에 등장하면서 매우 소탈한 '서민적 이미지'를 만들어갔다. 처음엔 소비자들도 믿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미국 최대 와인 업체인 갈로(E&J Gallo) 와인이 만든 브랜드였다. 소박한 중소기업에서 만든 브랜드인 줄 알았던 소비자들은 대기업이 만든 자사브랜드였다는 사실을 알고 나선 크게 실망했다. 없는 이미지를 억지로 만들어내면 어색하게 보일뿐더러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세번째,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도덕적 이슈를 눈여겨보는 것이다.
한창 동물실험 논란이 불거졌을 때 화장품 브랜드인 '더바디샵', '러쉬'는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삼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화장품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런 행위들을 보고 사람들은 진정성 있는 업체라고 평가를 하고 믿게 됐다. 단순히 좋은 기업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행위로 보여주면서 진정성을 어필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각 문화와 시장에 맞는 진정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듯이 나라마다, 시장마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진정성이 같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홍콩의 경우 전통적인 수제 맥주가 그다지 인기가 높지 않다. 오히려 질이 떨어지고 비위생적이란 평가를 받으며 현대적이고 위생문제가 없는 기술 제조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시장에는 코퍼시와 같은 전통적인 제조방식으로 밀어붙인다면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있다.
진정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진정성있게 사업하고 살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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