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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택시

by 기프트데이 판촉물 2016. 5. 20.






철저한 현지화의 예, 그랩택시


전 세계적으로 차량공유 서비스 붐이 일고 있다현재 미국 차량공유 서비스 회사인 우버가 전세계 시장을 점령하고 있지만 동남아에서 이 회사에 대적할만 한 기업이 등장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동남아시아판 우버라고 불리는 그랩택시.

그랩택시는 지난 2011년 말레이시아에서 마이택시(MyTeksi)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됐다.  20126월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38월 필리핀, 10월 싱가포르와 태국, 20142월 베트남, 6월 인도네시아까지 동남아 주요 국가에 모두 진출했다. 지금까지 1300만 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동남아 1위 차량공유 서비스 앱으로 등극했다. 기업 가치는 16억에서 18억 달러(19000~21500억 원)로 추산된다.

그랩택시의 아이디어는 2011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재학 중이던 말레이시아 출신 앤서니 탄(35)으로부터 나왔다. 그는 고향에서 택시를 잡기 어려웠던 경험을 떠올리며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는 콜택시 앱을 구상했다. 어느 날 하버드에서 만난 한 친구가 탄을 보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찾아왔는데 택시를 잡기가 너무 힘들어 탄의 집까지 찾아오는데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복잡한 교통 상황에 택시 잡기가 어려웠을 뿐 아니라 외국인에게 바가지 요금을 받고, 택시기사는 영어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친구는 탄에게 너의 증조할아버지는 택시기사였고, 너의 할아버지는 말레이시아의 일본 자동차 회사에서 일했으니 이것으로 무언가를 해보자며 새로운 사업을 제안했다. 탄 역시 말레이시아에서 택시를 잡기 어렵다는 점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업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탄은 그해 마이택시라는 콜택시 앱을 개설해 하버드 비즈니스 플랜 경연에서 2위로 입상했고 이것이 그랩택시의 시작이 되었다.

하지만 콜택시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동남아에서는 처음엔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기존의 운전방식에 익숙했던 택시기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은 굴하지 않고 택시가 몰리는 공항과 쇼핑몰, 주유소 등을 돌아다니며 택시기사들을 직접 만났다. 처음엔 반감을 보이던 택시기사들이 점차 서비스에 대한 흥미를 보이며 탄을 직접 찾아가는 일이 빈번해졌다. 결국 2014년 그랩택시를 사용하는 택시기사 수는 25000명으로 늘었고 이후 2015년 말 16만 명, 2016320만 명으로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그랩택시가 말레이시아는 물론 다른 동남아 국가의 시장을 모조리 섭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확실한 현지화 전략덕분이었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인도네시아에서는 현금 결제를 가능하게 했고 택시기사에겐 앱을 깔기 위해 필요한 스마트폰을 살 수 있도록 대출 서비스도 제공했다. 교통 정체가 극심한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는 차량택시 대신 오토바이 택시인 그랩바이크를 운영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영어 운전자를 확보하기 위해 택시 운전기사를 위한 영어 회화 교실도 무료로 운영한다. 현재 그랩택시는 동남아 6개국 이외에 다른 국가로 진출할 계획이 없다. 당장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동남아 내에서의 현지화를 완벽히 이루어 탄탄한 기업토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탄의 증조부는 택시기사였고, 조부는 말레이시아에서 일본 닛산 자동차 판매 사업을 했다. 아버지는 일본 차량 수입판매 업체인 탄청모터홀딩스를 운영하는 사업가였다. 즉 탄은 3대째 자동차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그의 자동차의 대한 열정과 고향 시장에 대한 완벽한 이해도는 그랩택시가 말레이시아를 넘어 동남아 전체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탄은 앞으로 중국 디디콰이디, 인도 올라, 미국 리프트 등 다양한 회사와 제휴하여 더 많은 국가와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