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스템즈, 김준범 대표, 차량운행관리시스템, ACAS
13명 벤처회사가 2000억 계약 체결한 비결
2015-10-20
직원 13명 규모인 벤처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단번에 2000억원 가량의 계약을 체결해 화제다.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이전에는 이렇다 할 매출도 없던 벤처기업이 창업 3년만에 거둔 성과다.
주인공은 서울 월곡동 국방기술품질원 서울국방벤처센터에 입주해 있는 원시스템즈다. 14일 만난 김준범 원시스템즈 대표(46)는 “지난 9월 중국 산동성에서 열린 2015 한중일 산업박람회에서 2000억원이 넘는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원시스템즈는 중국에 차량운행관리시스템인 ACAS 24만대, 두바이에 2만4000대를 올해 말부터 공급하게 됐다.
원시스템즈의 ACAS는 단순히 차량의 출발·도착, 가·감속정보 등만을 기록하는 기존 디지털운행기록계(DTG)와는 달리 블랙박스 기능과 GPS 기능, 운행기록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제품이다. 수집한 정보를 운행관리실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관제 기능도 결합했다.
김 대표는 “블랙박스, DTG, GPS와 같이 제품을 구성하는 개별 기술은 별다를 것이 없지만, 그간 개별적으로 작동하던 교통 관제 기술을 하나로 통합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관리자는 운행 중인 관용차량의 운행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데다 관리 비용도 20% 가량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교 졸업 이후 건설업계에서 20여년을 재직했다. 교통관제 시장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그는 블랙박스 개발 및 시스템통합(SI) 업체 커널의 대표 유교열(51)씨를 기술이사로 영입해 원시스템즈를 창업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버스운행정보시스템(BMS) 구축에 참여했던 SK C&C 출신 인력도 영입했다.
김 대표는 국내 DTG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달했다는 판단아래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정책을 변경한 것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사적용무 또는 일과외 시간에는 관용차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관용차 운행통제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대규모 차량관제 시스템의 수요가 생겨난 것. 원시스템즈는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향후 600만여대에 달하는 중국 관용차 시장에 ACAS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제품 개발 당시부터 국내 시장 진출보다는 해외 시장 진출에 목표를 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는 미처 기대하지 못했다”며 “중국 정부 산하 기관인 세계녹색투자무역촉진회와 계약을 마친 후에는 두바이의 민간 기업인 광능그룹(Guang Neng General Traiding)과도 400억원대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2건의 계약을 체결해 본격적으로 제품을 납품하는 내년부터는 1600억원 가량의 매출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올 한해 연구개발에 집중했던 탓에 원시스템즈의 올 매출은 3억원(2015년 10월 기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매출도 1억원 수준이었다.
이번 계약 성사에는 서울국방벤처센터의 공이 컸다. 국방부 산하 기관이 운영하는 벤처센터에 입주해 있었던 만큼 기술력에 대한 보증도 확실했기 때문이다. 제품 개발 당시부터 군대 지휘통제실 또는 소방서와 같은 곳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만큼 목표 시장도 분명했다.
원시스템즈는 이번 해외 계약의 성과를 발판으로 삼아 국내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신제품이 국내 시판에 앞서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국내에서도 방위사업청, 소방방재청과 같이 원격 차량 모니터링을 필요로 하는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 기자 [이데일리 2015.10.15]
= 시 사 점 =
B2A.즉 해외를 상대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저 넓은 해외시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뛰어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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