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 특허청 차장 >
중국에서 상표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상품을 성능만으로 소비하던 시절은 지났다. 브랜드를 지키려는 기업의 철저한 대비와 노력이 없다면 힘들게 쌓아 올린 브랜드 가치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적극적인 상표권 보호가 엄청 중요하다는 Biz칼럼을 소개한다. 2015. 3. 11 한국경제 보도 기사 내용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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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만 신경썼지 상표는 등록 안해, 정품이 짝퉁으로 몰려 피해 보기도, 적극적 상표권 보호전략 필요해"
최근 한류 드라마의 인기로 K푸드, K스타일 등 식음료·패션까지 다양한 분야로 우리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영향으로 치킨과 맥주를 결합한 ‘치맥’ 문화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 치킨 상표까지 중국에 무단 선(先)출원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A기업은 중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중국 상표 출원을 추진했으나 해당 상표가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중국에서 출원된 뒤였다.
이런 피해는 중국 진출 이후에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50개 상점에 여성용품을 공급하던 B기업은 현지 거래업체가 B기업의 상표를 먼저 출원하고 현지에서 제품을 공급하는 바람에 피해액이 수십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상표 무단 선점으로 정품인 B기업의 제품이 오히려 ‘짝퉁’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이처럼 누군가가 상표를 선점하는 것을 ‘상표 무단 선등록’이라고 한다. 피해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주요 피해 원인은 우리 기업의 상표 보호에 대한 낮은 인식과 중국 상표 제도에 대한 정보 부족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일단 수출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선(先)수출, 후(後)상표 확보’ 관행이 가장 크다. 2013년 국가별 중국 수출액을 보면 한국이 1793억달러로 중국에 수출하는 국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내 한국 상표출원은 약 8000건으로 1위 미국 3만건, 2위 일본 2만건, 3위 독일 1만건 등에 이어 7위에 그쳤다. 중국 수출액 1억달러당 상표출원 건수로 환산하면 미국이 21.4건, 일본 10.4건인데, 한국은 4.6건으로 수출액에 비해 상표권 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상표 무단 선등록이 발생했다면, 늦었지만 원래 상표권자는 출원을 하고 해당 상표가 자신의 것임을 입증하면 상표를 되찾아올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쉽지 않다. 자칫 일이 잘못돼 소송에서 패소라도 하면 무단 선등록자에게 로열티를 주거나 오히려 상표를 사와야 하는 일도 발생한다.
상표를 확보하고자 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영문상표뿐 아니라 중국식 상표도 함께 등록해야 한다. 해외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중국 현지 의류업체가 에르메스의 중국식 상표명인 ‘아이마스(愛瑪仕)’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에르메스는 중국 진출 당시 영문명 ‘HERMES’와 로고만 등록하고 중국식 상표명은 등록하지 않았다. 반면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인 페이스북은 중국 진출 이전부터 영문상표는 물론 ‘롄푸’ ‘페이쓰보’ ‘페이쓰보커’ 등 의역·음역한 중국식 상표를 60여개 등록해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다양한 상품류에 대해 상표 등록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요 업종에만 상표 등록을 해 두면 나머지 등록하지 않은 상품류는 무단 선등록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할 때 이것이 걸림돌이 돼 자사의 상표를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비슷하거나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상표도 함께 등록해 브랜드 식별성을 높여야 한다. 중국의 대형 생수업체인 와하하(娃哈哈) 그룹은 ‘와하와’, ‘하하와’ 등 비슷한 상표를 모두 등록해 유사상표의 침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굳히고 있다.
상품을 성능만으로 소비하던 시절은 지났다.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에 따라 상품의 인기가 좌우되고 있으며, 브랜드를 지키려는 기업의 철저한 대비와 노력이 없다면 힘들게 쌓아올린 브랜드 가치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적극적인 상표권 보호를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가 더 꽃피길 기대한다.
이준석 < 특허청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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