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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은 차라리 바보인 게 낫다, 에스터, 스즈키 다카시 회장 경영방식

by 기프트데이 판촉물 2015. 2. 27.

 60가지 신상품을 한가지로 줄이는게 가능할까요?

2015-01-29

조직이나 유기치는 지속적으로 확산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리더는 언제나 이를 단순화시키려고 해야 합니다. 일본의 에스테라는 회사를 한국경제신문 2015.1.23. 보도했는데 많은 통찰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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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제 등 생활용품 시장은 P&G 등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어 작은 업체들이 살아남기 어렵다. 글로벌 기업들이 대량 생산을 바탕으로 초저가 정책을 펼치면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어서다. 기능이 단순하고 시장에 나온 제품도 다양해 특별한 제품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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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상에 없는 독특한 제품을 개발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곳도 있다. 바로 일본의 에스테다. 에스테는 젤리형 소취제, 교체할 때가 되면 크기가 작아지는 방향제 등 작은 변화를 준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1948년 방충제를 만들던 에스테는 현재 직원 수가 200명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발전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265억엔( 24291490만원)이 넘는다. 평범한 생활용품 회사를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만든 데는 에스테 회장인 스즈키 다카시의 역할이 컸다.

스즈키 다카시는 1935년 도쿄에서 일용품 할인점을 운영하던 스즈키 센조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전쟁에 나간 형들을 대신해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 가게일을 도우며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1948년 형과 함께 방충제를 전문으로 하는 에스테화학공업을 설립했다. 스즈키 회장이 대학을 졸업할 당시엔 사세를 확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좀 더 넓은 세계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마음에 일본 생명보험회사에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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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회사에서 그는 두각을 나타냈다. 고객에게 보험을 팔기 전에 필요한 재무상담을 해주는 식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지금은 많이 사용하는 영업 방법이지만 당시엔 흔치 않은 스즈키 회장만의 장점이었다. 40대엔 회사를 설득해 법인영업 전문팀을 설립해 기업보험의 영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당시 일본생명보험은 개인보험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였지만 기업보험은 개척하지 못하고 있었다. 과장이었던 스즈키는 법인영업부를 세우고 신일본제철의 보험계약을 따내는 등 연간 1조엔( 92055억원)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활약했다.

50살이 되던 1985년 에스테에 입사해 기획부장, 수도권 영업본부 총괄부장 등을 거쳐 제품과 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높였다. 입사한 지 13년이 지난 1998년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자 이를 극복할 경영자로 낙점돼 사장으로 취임했다. 200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리먼 쇼크 이후 다시 위기가 찾아오자 현장으로 복귀했고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사장 취임 당시 스즈키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먼저 임원 수를 13명에서 절반 가까이로 축소해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했다. 1년 이상 쌓여 있던 악성재고도 없앴다. 언젠가는 팔릴 것이라며 재고를 없애지 않는 영업소엔 직접 찾아가 태워버렸다. 전체 상품 수도 줄였다. 안 팔리는 제품을 줄여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다. 860가지가 넘던 제품 수는 그가 사장이 된 지 3년 만에 300가지로 줄었다.

한 해에 60가지 이상 발매되던 신상품 수도 한 가지로 줄였다. 그동안은 기획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대부분 제품으로 만들었지만 스즈키 회장은 될 만한 제품 하나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선택된 첫 번째 작품이 바로 젤리형 소취제였다. 액체형 소취제만 있던 시장에 귀엽게 찰랑이는 제품을 내놓아 젊은 여성 고객을 끌겠다는 목표였다. 브랜드 이름부터 광고 제작까지 하나하나 챙기며 제품을 출시했다. ‘소취포트로 명명된 신제품은 1년에 1000만개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보통 소취제는 5년에 1000만개가 팔리면 인기상품으로 본다는 점에서 대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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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승부수는 시장 철수를 결정할 때도 통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할 때 마스크 수요가 급증했다. 관련 기업들은 모두 증산에 증산을 거듭했고 에스테도 마찬가지였다. 스즈키 회장은 계속되는 증산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매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회사 내부의 반대가 심했지만 결국 그의 판단을 따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어느 순간 신종인플루엔자가 잠잠해졌고, 에스테를 제외한 마스크 회사들은 쏟아지는 반품 물량에 고생했다.

승부를 걸 때 당장의 이익만 생각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려고 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회사 내에서는 폐허로 변한 후쿠시마 공장을 폐쇄하자는 의견이 컸다. 스즈키 회장은 반대했다. 대신 그곳에 사는 직원과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게 직접 방사선량을 잴 수 있는 선량계를 만들겠다고 결정했다. 회사 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즈키 회장은 직접 전문가를 찾아가는 등 개발에 나섰고 공기 중 방사선량을 측정할 수 있는에어카운터를 만들어냈다. 그는 1만엔 이상이 되면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원가(15750)보다도 저렴한 9800엔에 판매했다. 그는 자서전에서단기적으로 회사엔 손해였지만 제품을 사용한 후 공기에 대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었다는 고객들의 편지를 받고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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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회장의 경영 방식 중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대비한다는 것이다. 신제품을 출시할 때는 이 제품을 출시해 하나도 팔리지 않았을 경우 얼마나 손해를 입는지 확인하고 이를 어떻게 회복할지에 대해서 검토를 마친 후 제품을 개발, 출시했다.

빚 없는 경영을 하는 것도 회사가 망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재고도 최소한으로 가지고 간다. 자연재해도 대비하고 있다. 에스테의 도쿄 본사 사옥 앞에는 간다가와 강이 흐르고 있는데 갑작스런 홍수가 일어나도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1층에는 회의실과 응접실만 배치했다. 전 직원이 회사 안에서 1주일간 버틸 수 있는 식료품도 비축하고 있다. 모든 건물에는 자가발전장치를 배치하고, 기업의 중요 데이터는 세 군데에 보존한다. 공장도 후쿠시마, 사이타마, 후쿠오카 등 세 지역에 분산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후쿠시마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 계속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었던 것도 그의 경영 방식 덕이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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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 점 =

될만한 제품을 선택하는 과정이 어렵다. 그러나 CEO는 할수 있어야 한다. 환경변화를 알고, 나를 알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