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후지필림, 파인픽스 S1
후지필름를 부활시킨 4분면 분석전략
2014-09-25
20여년 전에는 어디를 가던지 후지필름이 보였죠.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필름이 싹 없어졌는데 그뒤 후지필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조선일보 2014.6.28. 보도된 내용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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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의 부활을 상징하는 후지필름 고모리 시게타카(古森重隆·75) 회장 겸 CEO는 사장에 취임한 2000년 후지필름은 절정이었다. 주력 사업이던 사진 필름 매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경쟁자인 코닥마저 제쳤다. 그러나 절정의 순간에 위기가 다가왔다. 디지털카메라 보급으로 필름이 필요 없게 됐다. 코닥은 도산했다.
그러나 후지필름은 필름 제조로 축적한 기술을 화장품과 의약품 등 다른 사업에 응용하며 새 시장을 개척해 '본업 소멸' 위기를 극복했고, 지난해 매출이 2000년에 비해 오히려 70%가 늘었다.
"진짜 승부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상태에서 시작됩니다. '이건 풀릴 것 같지 않다' '이건 가능할 것 같지 않다' 그렇게 생각한 때에 역으로 무엇인가 극복해내려고 생각하는 것, 저는 그것이 인생에 있어서 노력의 진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 것으로는 노력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는 2000년대 초반의 후지필름처럼 기업이 위기에 부딪힐 때 경영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 네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째는 읽어야 합니다. 리더는 한정된 시간과 정보만으로 기업이 처한 상황을 파악해 내야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읽어야 합니다.
둘째는 구상(構想)입니다. 읽었으면 어디로 갈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작전을 짜야 합니다.
셋째는 전해야 합니다. 위기를 헤쳐나가는 기점은 경영자의 강한 의지이지만, 혼자서는 안 됩니다. 의지를 조직 구석구석에 전파시켜 위기감을 공유하고, 사원 각자가 자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는 실행이지요. 경영자는 평론가나 학자가 아닙니다. '현상이 이렇다. 장래는 이렇게 된다. 그러니까 이렇게 하자'를 입으로만 떠들면 안 됩니다. 결단했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고모리 회장은 칠순을 훌쩍 넘은 나이인데도 유도 선수를 연상케 하는 다부진 체격이었다. 도쿄대 경제학부 시절 미식축구 선수로 뛰었다. 지금도 골프를 치면 드라이버 비거리가 300야드를 넘는다고 한다. 그에게 "죽기 살기로 노력만 하면 후지필름 같은 기업을 부활시킬 수 있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그는 "껄껄" 웃더니 "물론 노력과 함께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후지필름이 기로에 섰던 2000년대 초 사용했던 '4분면 분석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진필름 시장을 대신할 성장 시장을 찾기 위해 우선 사내에 어떤 기술이 있는지를 전부 꺼내 놓고 분석해 보았습니다. X축은 시장을 기존 시장과 신규 시장으로 나누고, Y축은 기술을 기존 기술과 신규 기술로 나누면 4분면이 나옵니다. 그 4개 영역에 어떤 기술을 적용해 어떤 제품을 낼 수 있을지를 철저히 연구했습니다."
후지필름은 4분면 분석을 통해 다음 4가지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
①기존 기술 가운데 기존 시장에서 우리가 적용하지 않은 것은 없는가,
②새로운 기술로 기존 시장에 적용할 것은 없는가,
③기존 기술로 새로운 시장에서 적용할 것은 없는가,
④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시장에 적용할 것은 없는가였다.
이런 분석을 통해 후지필름은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숨겨진 자산을 찾아내는 한편, 어떻게 시장에 대응할 것이며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각 4분면에서 주력할 제품군을 선정했다. 부족한 기술은 그 흐름에 가장 적합한 기술력을 가진 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을 택했다. 물론 M&A를 해서 부족한 기술을 메우되, 후지필름이 갖고 있는 노하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도 면밀히 검토했다.
"본업이 계속 잘됐더라면 다른 것을 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가 잘 팔리고 판매가 늘어날 때는 자동차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하지만 자동차가 안 팔리는 상황이 오면 어떡하나요. '자, 그럼 이제 무엇을 할까'의 문제인 겁니다. '안 해본 것이지만 지금 우리 능력과 연결되는 부분에 온 힘을 기울여 해봅시다'인 거지요."
그는 2000년에 사장 겸 COO(최고운영책임자)가 됐지만 CEO가 된 건 2003년이었다. 그러나 그는 CEO가 되기 전부터 4분면 분석을 시작했다. 기술본부장과 함께 1년 반에 걸쳐 네 가지 질문에 치열하게 스스로 묻고 답했다. 자신이 꼽은 위기 시 리더의 덕목 네 가지 중 첫 단계인 '읽기'가 아주 빨랐던 셈이다. 2003년까지는 후지필름의 필름 부분 매출이 2000년의 사상 최대치 대비 10%밖에 줄지 않았던 때였다.
― 시간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 의사결정은 어떻게 할까요?
가장 해선 안 되는 일이 결단을 미루는 것입니다. '이 정도로 고민하는 것이라면 어떤 것을 택해도 큰 차이 없는 것 아닐까? 어느 쪽이나 다 옳은 것 아닐까'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고민되더라도 어쨌든 결단을 내리고,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해 성공시키면 됩니다."
―많은 경영자가 스피드 경영, 다이내믹한 경영을 원하지만 어려움을 겪습니다.
"한다고 결정했으면 스피디하게 역동적으로 실행해야 합니다. 이것은 머리가 좋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야성적인 예리함이나 직감, 파워가 필요하지요. 저는 이것을 '머슬 인텔리전스(muscle intelligence·근육 지능)'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불이 났을 때 어떻게 도망쳐야 할지, 이런 것은 교과서에 쓰여 있지도 않고 학교 성적과도 관계없습니다."
최원석 기자
= 시 사 점 =
코닥은 죽었고 후지필름은 살았다. 그 분기점이 무엇인가? 그야말로 읽어내고, 분석하고, 실행하면 죽을 일은 없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고, 구멍가게도 마찬가지다. 세상의 보편적 원칙의 과감한 실행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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