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트데이
[전략] 회사 일, 왜 나만 모를까?
2014-03-21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임직원들과 주고 받습니까? 저는 매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간식타임을 오후 4시에 매일 합니다. 이때 보고하기 애매하고 이야기하지 않고 넘기기에는 찜찜한 것, 지나가면서 해도 되는 내용 등의 이야기를 합니다. 간식을 먹으며 긴장을 풀면서 말입니다. 한편 조직이 경색되면 사장이 회사 정보에 가장 늦거나 아예 모를수 있다네요. 그 사례를 조선일보 2014.3.16.에 보도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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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 경영자로 일컬어지며 아직도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고 있는 잭 웰치. 무려 20년 동안 회사를 연평균 24%씩 성장시킨 위대한 리더. 하지만 이렇게 탁월한 업적을 이룩했던 웰치가 퇴임 후 자신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였다고 고백한 게 무엇이었을까?
많은 사람이 탁월한 전략을 세우지 못해서 기회를 놓쳤다거나 실행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해서 목표 달성을 못 했다는 식의 실패를 연상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공영 방송인 PBS가 탁월한 성과를 낸 CEO들을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인 'CEO 익스체인지'에서 웰치의 대답은 '회사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내가 가장 마지막에 알게 되는 사람이란 사실을 망각하고 의사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사실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에서는 매출이 1조원 이상인 기업의 신임 CEO를 대상으로 '신임 CEO 워크숍'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 기수당 10명 정도 신임 CEO가 모여 서로 고충을 이야기하고, 리더로서 필요한 노하우나 역량을 공유하고 배우는 과정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최고경영자가 되고 나서 생각지도 못한 놀라움이었다고 고백한 사항이 모두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고백한 아주 큰 서프라이즈 중 하나가 바로 '실제로 회사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고 있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이었다. 잭 웰치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 먼저 리더가 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방어적 태도를 보이게 되고 내게 주는 정보를 가공하기 시작한다. 특히 나쁜 정보일 경우 적극적으로 내 입맛에 맞게 또는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으로 보이게끔 왜곡하기 시작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정보의 필터링(filtering)이라고 한다. 이런 과정이 진행되다 보면, 리더는 엄청난 정보를 접하는데도 정확하고 객관적인, 그래서 쓸모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점점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나만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는 더 중요한 이유는 부하의 작은 잘못을 다른 직원들 앞에서 감정적으로 지적하고 야단치 는 리더의 행동이다. 생활 가전제품을 만드는 선빔(Sunbeam)의 CEO였던 알 던랩은 미국의 대표적 '또라이' 보스 중 하나다. 그의 밑에서 일하던 직원 하나는 그를 이렇게 묘사한 적이 있다.
"몇 시간이고 사람들 앞에서 짖어대는 개 같았습니다. 잘난 체하고, 싸움꾼에, 예의라고는 조금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직원들은 그를 '전기톱'이라고 부르며 피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회사 발전이나 수익 증대가 아니라 사장으로부터 혼나지 않고 자신을 보호하는 것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자신을 사이코패스라고 인정했던 던랩이 이끌던 선빔은 결국 2002년 파산을 신청했고, 여러 회계 부정 혐의까지 받아 던랩은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평생 상장 기업의 이사나 이사회 의장으로 일할 기회를 금지당하게 된다.
리더가 '왜 나만 몰랐을까?' 하게 되는 셋째 이유는 직원들 앞에서 완벽해 보이는 척하고, 명령과 지시만 일삼기 때문이다. 리더가 너무 완벽해 보이면 부하들이 침묵할 수밖에 없다.
특히 회의 때 내가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상사를 보면서 부하들은 창의적이고 좋은 의견이 떠올라도 '저 사람은 나보다 훨씬 똑똑하니까 이런 생각쯤은 벌써 했을 거야' 혹은 '저렇게 완벽한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가 괜히 창피만 당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며 입을 다물게 된다. 결국 쌍방향 소통이 멈추게 되고, 정보의 흐름이 끊기기 시작한다. 회사는 잘난 상사 하나와 그를 모시고 아무 생각 없이 일하는 부하들이란 갈등의 골이 깊이 파이게 되고, 그는 회사에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헛똑똑이'가 되어 버리고 만다.
'나만 몰랐어'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하들 앞에서 너무 완벽한 상사인 체하려 하지 말자.
과거에는 리더가 되면 부하들 앞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 인정받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지금은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 분야는 당신이 전문가이니 내겐 당신의 의견과 도움이 필요해" 하고 진실되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태도이다.
둘째 방법은 정보를 얻고 상황을 파악할 때 특정한 부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제2·제3의 정보 채널을 마련해 정보 습득 방식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상사에게 주는 정보를 왜곡하는 성향이 있는 부하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그 상사가 다른 채널을 통해 자기가 제공하는 정보의 진위를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필요하다면 자신보다 몇 단계 아래 있는, 실제 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직접 문의를 하는 등 상대적으로 여과되고 왜곡되지 않은 정보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성공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 내가 가진 정보의 질과 정확도부터 먼저 체크해 보자. 혹시 회사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나만 모르는 헛똑똑이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연세대학교 정동일 교수
= 시 사 점 =
시시콜콜한 것들이 쌓이면 큰 산이 된다. 이런 말들을 이끌어 내게 하는 문화와 분위기를 잡는 것도 사장의 몫이다.
지타의 지식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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