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속옷 업계 1위 '와코루' / 홍하상
와코루는 1946년 츠카모토 고이치(塚本行一)이 종업원 10명으로 창업한 여자 속옷 전문 회사이다. 2010년 3월 현재 자회사 38개와 관련회사 8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업원 수는 1만5천명이다. 와코루의 매출은 2010년 3월 기준 1천632억 엔이다. 츠카모토 고이치는 본래 그 집안은 시가현 출신이지만 조부가 교토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교토에서 태어나 살게 되었다. 그의 부친은 시가현의 하치만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교토에서 장신구나 잡화를 팔던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장사를 하던 점포에서 그는 여자 물품을 팔고 사는 기초를 이미 터득했다.
그의 아버지는 여성의 속옷도 판매했는데 그것이 그의 고등학교 2학년 무렵이다.
츠카모토가 여성 속옷 가게를 만든 것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그 이듬해였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츠카모토는 교토의 작은 아버지 집에 인사하러 갔었다.
당시 가게를 운영하고 있던 작은 아버지는 목걸이를 팔고 있었는데 세일즈맨과 상담 중이었다.
‘이런 시대에도 목걸이를 사는 여성이 있는가’라고 그가 묻자 숙부는 ‘시대가 험해도 여성들은 자기 몸을 빛내는 일에는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라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츠카모토는 반신반의했으나 자신도 목걸이 장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방문 판매에 나섰다.
뜻밖에도 가정주부와 아가씨들에게 목걸이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그때 츠카모토는 깨달았다.
‘여성들은 아무리 가난해도 아름다움을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여성을 아름답게 하는 것을 팔겠다’ 이것이 바로 여성 내의 회사 와코루의 출발이다.
그 다음날부터 츠카모토는 혼자서 물건을 가지고 다니며 속옷 행상에 나섰다.
당시 여성의 브래지어를 판매하던 상인들은 팽이처럼 생긴 피라미드형 철사 위에 면을 씌운 모양의 브래지어를 가지고 다니면서 팔았는데 그러한 것들은 굉장히 반품이 많았다. 그러나 츠카모토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상인들이 가지고 다니는 형태의 팽이 형 브래지어에 밴드를 연결하여 가슴 밴드로 이름을 붙이고 그것을 팔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여성의 브래지어에는 등 뒤까지 엮는 밴드형 브래지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물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파는 웃기는 놈>이 그에게 붙은 별명이었다.
1949년 그는 본격적으로 화강 상사라는 브래지어 회사를 설립하고 일본 최초로 브래지어를 양산 판매했다.
그는 새로운 판매 전략도 만들었다. 바로 속옷 패션쇼였다.
당시는 브래지어나 란제리라는 말조차 일반적이지 않았을 때였지만 그는 속옷 패션쇼를 열어 당당히 그 입은 모습을 선보였다. 물론 속옷 패션쇼의 고객은 여성으로 한정했다.
‘아름다워지고 싶다’라는 여성 심리를 꿰뚫어 본 이 패션쇼는 단번에 대성공을 거두었다.
패션쇼의 성공으로 그가 파는 브래지어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상품이 되고 매상 또한 크게 늘어났다.
1949년 반년 동안 120만개의 브래지어를 팔게 되는 대히트 상품이 되었다.
1978년에 발매된 <프론트 호크 브라>는 단추를 앞에서 풀어 브래지어를 풀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상품이다.
이 상품이 탄생된 것도 우연이다. 당시 신상품이 나오면 포스터를 찍기 마련이었는데 거들 포스터를 촬영할 때 보디라인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기 위하여 모델들은 뒷모습의 라인을 강조한 촬영을 하기 마련이었다.
문제는 뒷모습의 라인을 촬영할 때 브래지어 뒤의 호크가 보이는 것이 문제였다.
그것이 보이면 여성의 뒷모습이 매끄러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카메라맨들은 회사 측에 호크가 보이지 않는 브래지어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렇게 촬영 모델들을 위해서 만든 앞에서 열리는 호크가 달린 브레지어를 어느 날 상품으로 판매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시장에 내놓았는데 뜻밖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연간 무려 280만개가 팔리는 대히트를 친 것이다.
여자 속옷 업계에서 1위를 달리는 와코루는 2008년 긴자의 와코루 기아라는 가게에서 새로운 전략을 선보였다.
다른 속옷 업체에서는 저가 전략으로 나오는데 반해 거꾸로 한 벌에 1만5천750엔 (약 20만원)짜리 속옷을 출시한 것이다. 이 속옷은 값이 비싸도 뜻밖에 손님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40년 이상 와코루는 일본 여성의 신체 사이즈를 통계 등으로 측정해왔다.
연간 와코루가 통계를 내는 여성은 3만 5천명 이상이다.
한 사람의 여성으로부터 158개소를 측정한다.
이른바 마루틴식 측정법이라고 하는 세계 공통의 인체 계측법으로, 사람의 몸에는 158개소의 근육 주름이 있고 특히 가슴 부분에만 50항목 이상의 측정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측정은 연령별로 또 나뉘고 그 체형에 맞는 속옷이 개발된다.
현재는 3차원 계측 장치라는 기계를 사용하여 몸의 윤곽선과 단면 등에 관한 여성들의 데이터 약 4만점을 컴퓨터에 입력시켜 놓고 있다.
일본 1위의 여성내의 기업, 와코루의 경영방침 또한 남다르다.
1. 사원이 재산이다. 그들을 받들어라.
2. 브래지어를 입어보는 고객에겐 현금 10엔을 주어라.
3. 브래지어를 착용한 가슴 속의 온도를 28도로 유지할 수 있게끔 회사의 전 역량을 쏟아 부어라
4. 실버시장은 황금 시장이다. 노인을 젊게 해주는 것처럼 좋은 일이 어디 있는가. 거기서 황금을 캐라.
5. 시대가 원하는 몸매로 바꿔주라.
6. 고객을 공주님으로 만들어주라. 공주 패션이야말로 큰 돈벌이다.
'책책책 이야기 > 경영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상식과 반골기질이 성공의 지름길 - 삼코 / 홍하상 (0) | 2013.09.17 |
---|---|
천년 인절미떡 이치와 / 홍하상 (0) | 2013.08.16 |
왜? 돈은 여자를 비켜 가는가 / 한동철 (0) | 2013.06.20 |
회사에도 사격(社格)이 있다- 게임의 닌텐도 (任天堂) / 홍하상 (0) | 2013.05.28 |
속도가 최고의 무기 – 니치콘 / 홍하상 (0) | 2013.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