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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링 그룹, 구찌, 마르코 비자리(52·Bizzarri) 신임 CEO, 명품, 사람투자, 장인

by 기프트데이 판촉물 2015. 11. 10.

 

 

 

사진캡처 : 구찌 공식 온라인 사이트 www.gucci.com/kr

구찌 공식 스토어, 여성가방, 남성가방, 구두, 지갑 ​

글로벌 명품, 구찌의 CEO가 말하는 두자리 성장비결

2015-11-09

작년 말 케어링 그룹은 대표 브랜드인 '구찌'의 양대 수장을 동시에 경질했다. 10년간 간판 역할을 해온 수석 디자이너 프리다 지아니니와 6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패트리지오 디 마르코 최고 경영자(CEO)를 모두 내보낸 것이다.

양대 수장을 동시에 내보내는 것은 명품업계에서도 드문 일이다. 구찌가 2013년 이후 2년 연속 실적이 부진하자 책임을 물었다
.

마르코 비자리(52·Bizzarri) 신임 CEO는 구찌 부활을 위해 전격 임명된 인물이다. 그는 이전에도 '스텔라 매카트니' '보테가 베네타' 등 다른 명품 브랜드의 CEO를 맡아 성장을 이끌어 낸 바 있다. 별명은 '두 자릿수의 사나이(double-digit man)'. 맡는 기업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뜻이다. 구찌 역시 그가 경영을 맡은 올해 1분기부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치 마법을 부리는 것 같다'고 말한다.


명품 업계는 작년 이후 실적 악화로 허덕이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명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30억유로( 291조원)로 전년 대비 2%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09년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패션지 '보그' "브랜드로 부(
)를 과시하는 시대가 끝났다"고 평했다.

2000
년대 초반. 한국에서 루이비통 가방의 별명은 '3초 백'이었다. 길에 서 있으면 루이비통 백이 3초에 하나씩 보인다는 뜻이다. 대부분 연령대의 여성들은 'LV' 로고가 가방 전면에 박혀 있다는 이유로 몇 백만원을 주고 이 가방을 샀다
.

이 현상은 그대로 10년 뒤 중국으로 이어졌다. 중국 여성들은 샤넬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힌 가방을 색깔별로 사들였다. 중국 남자들은 롤렉스 로고가 박힌 시계를 모델별로 수집했다. 중국에서는 바링허우(1980년대 태어난 아이들) 세대를 '구찌 세대'라고도 부른다. 명품업계는 소비자들의 '브랜드 과시 욕구'를 양분으로 무럭무럭 자랐다
.

그러나 이제 한국에서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명품 로고가 박힌 물건으로 치장하는 것을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정부의 반(
)부패 정책이 명품 소비에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중국 명품 소비는 지난해 1% 감소했다.

최근 명품업계를 관통하는 화두(
話頭) '세대교체' 또는 '구조 조정'이 된 것은 이 때문이다. LVMH그룹은 최근 주요 브랜드인 루이비통과 겐조,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수석 디자이너를 모두 바꿨다. 에르메스도 올해 봄·여름 패션쇼를 마지막으로 수석 디자이너를 교체했다. 미국의 패션 황제 랠프 로런은 48년 만에 자신이 창업한 회사 CEO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명품 업계 개혁의 최전선에서 구찌를 이끌고 있는 것이 비자리 CEO. 명품 기업마다 투입돼 기업을 살려놓고 다음 기업으로 향하는 그는 디자이너 출신이 아니다. 패션 업계 출신조차 아니다. 컨설턴트 출신인 그는 케어링 그룹에 들어오기 전까지 액센추어에서 은행, 판매, 마케팅 등을 담당했다
.

'
나는 패션 문외한'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무슨 비결이 있는 걸까. 지난달 24일 행사 참석을 위해 중국 상하이(
上海)를 방문한 그를 만났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부터 파악하라.

맡는 기업마다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끌어냈습니다. 비결은 무엇입니까.

"
한 가지로 말할 수 있는 비결은 없습니다. 회사마다 브랜드 가치, 팀원 성격, 기업 분위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CEO로 한 회사에 들어갈 때 과거에 성공적이었던 방법을 똑같이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 회사에 들어가서 먼저 내 위치부터 파악합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봅니다. 그리고 그 회사만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습니다. 요즘같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누군가를 모방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지금까지 맡아온 기업에서는 어떤 전략을 쓰셨나요?

"
스텔라 매카트니의 기업 경쟁력은 '(
)환경 이미지'였습니다. 가죽, 모피, 깃털 등 동물 소재를 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합성 가죽, 인조 모피 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반면 보테가 베네타의 매력은 '질 좋은 가죽 가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탈리아 베네토주의 가죽 장인들을 대거 채용해 고급 핸드백 제작에 집중했습니다. 두 회사에 정반대 정책을 사용한 셈입니다."

그럼 이번에 맡은 구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분석했나요
?

"100
년에 걸친 '역사' '패션 리더'의 위치, 그리고 역사와 전통을 가진 '로고'입니다. 로고 없는 명품이 대세라고 모든 제품에서 지워버리는 것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구찌의 로고는 100년간 제품에 붙어서 수많은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훌륭한 자산이고, 다른 브랜드들이 부러워하는 가치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고객들은 구찌 로고만 박혔다고 가방을 사지 않습니다. 로고를 제품 디자인과 연관성 있게 활용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최근 구찌의 가방을 보면 로고가 디자인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자산을 활용해 동시대 패션으로 연결하는 것, 이것이 구찌의 전략이고 경쟁력입니다
."

명품이 되는 조건은 무엇인가요
?

"
첫째는 시간입니다. '명품(luxury)'이라는 가치를 갖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시간과 그에 따른 역사가 필요합니다. 신규 브랜드들이 명품 시장에 진출하기 쉽지 않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

둘째는 제품에 대한 투자입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를 차별화해야 합니다. 명품 업계에서 제품에 투자한다는 것은 제조 업계에서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자금을 투자해 기계를 새것으로 바꾼다고 해서 제품이 좋아지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명품을 만드는 것은 장인, 즉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투자는 곧 사람에 대한 투자입니다. 최상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사람이 필요합니다
.
이혜운 기자
[조선 201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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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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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
知彼知己)이다. 나를 알고, 내 조직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이러면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