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LL & LOCK풀앤락, 세종바이탈, 최경수 대표, 풀앤락, 실리콘 신발끈
일상의 불편함에서 아이템을 찾다
2015-09-11
최경수 세종바이탈 대표가 실리콘 신발끈인 풀앤락을 개발한 계기는 ‘본인의 불편함’ 때문이었다. 정장 구두를 즐겨 신는데 매번 끈이 문제였다. 묶어놓으면 매듭이 쉽게 풀어지고, 발을 넣기도 불편해 신을 때마다 구두 주걱이 필요했다. 잘 풀리지 않으면서도 신축성이 뛰어난 신발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디자인도 촌스럽지 않고 세련된 것을 원했다. 2010년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4년여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 3월 구두 및 운동화용 제품을 내놨다.
◆구멍에 끼우면 ‘끝’
풀앤락은 매듭이 필요 없는 신발끈이지만 흔히 생각하는 끈 모양이 아니다. 양쪽 끝이 화살표 모양인 1자 형태(사진)다. 실리콘을 소재로 해 잘 늘어난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양쪽 신발 구멍에 끼우면 된다. 긴 신발끈을 아래 구멍부터 넣어 매듭을 묶어 마무리하는 기존 방식보다 훨씬 간편하다. 세트별로 크기가 다른 제품이 20개 들어있다. 보통 신발 한 짝에 5~6개면 충분하지만 다양한 크기의 신발에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개발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디테일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제품 끝부분을 설계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다. 최 대표는 “누구든 구멍에 쉽게 끼울 수 있고, 한 번 끼워놓으면 잘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크기와 모양이 다양한 각종 신발에 공통적으로 쓸 수 있어야 하고, 가격도 저렴해야 했다. 손가락만 한 제품을 만드는 데 4년여가 걸린 이유다.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 운동화용 제품은 12가지 색상으로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표면이 매끄러워 각종 이물질이 묻어도 쉽게 지워지는 것이 장점이다.
◆“내년 연 300만개 이상 판매 목표”
풀앤락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월평균 1만개씩 판매되고 있다. TV 광고, 협찬 등 별다른 홍보 없이 이룬 성과다. 해외 판매량이 전체의 90%가량을 차지한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을 비롯해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권에도 수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G마켓 11번가 쿠팡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한다. 오프라인 판로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연내 입점을 협의 중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도 하고 있다. 신발 제조사의 주문을 받아 ‘전용 풀앤락’을 제작해 주는 것. 최근 이탈리아 한 신발업체에 제품 9만개를 공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 대표는 “내년에는 미국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연 300만개 이상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일상의 불편함이 사업 아이템
최 대표는 자신을 ‘발명에 미친 사람’이라고 했다. 그가 1990년대부터 등록한 특허만 90여개에 이른다.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없애는 제품을 꾸준히 개발했다. 대표적인 것이 1999년 5000만원을 받고 특허 이전한 ‘이지경첩’이다. 기존 경첩은 설치가 까다로워 전문기사가 시공했다. 문틀과 문에 구멍을 파서 미세한 오차도 없이 끼워야 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틈을 파지 않고, 일반인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그는 “나만의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한경 2015.9.6]
= 시 사 점 =
아이디어는 작은 출발에 불과하다. 끊임없는 관찰, 그와 관련된 기술적 동향, 소비자 기호의 트렌드, 정확한 컨셉, 과감한 실행, 끝까지 파고드는 집념, 지구끝까지 가서라도 팔려는 노력 등이 뒷바침 되어야 성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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