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사이클 기구에 포르쉐 디자인…동남아 판매 1위" 가정용 헬스기구업체 와이앤에이치 구경식 대표
렉스파 골드, 레인지로버, 포르쉐
"사이클 기구에 포르쉐 디자인…동남아 판매 1위"
8일 서울 가산동에 있는 가정용 헬스기구업체 와이앤에이치 사무실. 구경식 대표의 책상에는 자동차, 가구 등의 사진이 빼곡하게 놓여 있었다. 제품 설계에 참고하기 위한 것이다. 개발 중인 사이클 기구는 ‘레인지로버’ ‘포르쉐’ 등 외국 자동차를 본떠 디자인했다. 계기판, 휠, 그릴 등 자동차 특징을 반영해 고급스런 느낌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잡지, 옷 등을 넣을 수 있는 수납함도 달았다. 구 대표는 “헬스기구도 인테리어 용품이자 가구”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헬스기구 수입회사에서 근무했다. 2010년 제대로 된 국내 브랜드를 내놓자는 목표로 창업했다. 헬스장, 가정에서 쓰는 제품은 대부분 중국산과 대만산이었다. 구 대표는 가정용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헬스장 등 상업용시장은 주로 외상거래를 하고, 자금 회수도 원활치 않았기 때문이다.
헬스기구도 ‘집에 들여놓는’ 제품임에 주목한 것. 구 대표는 “업계에서는 투박한 모습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며 “고장이 없고 싸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고 말했다. 생산은 외주를 주는 대신 디자인과 제품 설계에 신경 썼다. 브랜드명은 렉스파로 정했다.
매년 연구개발(R&D)에 7억~8억원을 투자했다. 가격은 일반 제품에 비해 20~30% 높여잡았다. 사이클 기구부터 러닝머신, 각종 근력운동을 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 등으로 품목을 확대했다.
디테일에도 신경 썼다.
특허 출원한 ‘회전 안장’이 대표적이다. 고령층이 사이클에 오르내리면서 많이 다치는 것에 주목했다. 안장을 돌릴 수 있어 편하게 탈 수 있다.
와이앤에이치는 일찌감치 해외시장에 주목했다.
구 대표는 “창업할 때부터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을 두드렸다”며 “수출 물량이 받쳐줘 투자비를 빠르게 회수하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가정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다. 구 대표는 “날씨가 무덥거나 추운 국가들은 집 안에서 운동하는 중산층이 많다”며 “고가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다양한 품목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GS홈쇼핑 등을 통해 10개국에 제품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매출 150억원 중 70%가량을 해외에서 올렸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점유율 30%대로 독보적인 1위다. 태국 말레이시아에서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국내 판매가의 2배 이상을 받을 정도로 ‘고급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별 차별화에도 신경 썼다.
구 대표는 “태국인은 번쩍이는 색상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이를 반영해 브랜드명을 ‘렉스파 골드’로 하고, 검은색인 로고도 금색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는 중국 말레이시아에 현지 법인을 세워 본격적인 현지 마케팅에 나선다. 러시아 멕시코 등 새로운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현동 기자 [한경 201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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