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캡처 : 트렉스타 www.treksta.co.kr 트렉스타 등산화 / 권동칠 사장
파크랜드 트렉스타 태광산업 화승
신발산업의 부활
신발산업하면 부산이 생각난다. 신발산업은 1980년대 이후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며 고전에 고전을 거듭했다. 그런데 올해 신발산업업체들이 작년 대비 올 매출이 증가하여 성장세에 들어 가고 있다. 조선Biz 2015.7.6 일자 보도내용을 보면
남성 정장 업체들엔 요즘이 시련의 계절이다.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는데,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정장이 아닌 '비즈니스 캐주얼'을 근무복으로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 정장만 고집하다간 생존을 걱정해야 할 판이어서 캐주얼복과 아웃도어 의류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병행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남성 정장 전문업체인 파크랜드는 지난해 8073억원의 매출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 1분기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매출·이익 신기록 세우는 신발업체들
파크랜드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남성 정장이 아니라 신발이었다. 2006년 풍원제화로부터 인도네시아 공장을 인수하면서 진출한 신발사업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옷을 만들며 개발한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신발 생산에 접목한 것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그것이 실적으로 직결됐다. 5만평 규모 공장에서 한 달 35만 켤레를 생산하는 것으로 시작한 신발사업은 현재 공장 규모는 9만평으로, 생산량은 230만 켤레로 늘었다. 그것도 모자라 지난 1일에는 9만평 규모의 새 공장 착공식을 또 가졌다. 이 회사 곽국민 부회장은 "2013년부터 2년 연속 아디다스의 세계 32개 생산 파트너 기업 가운데 생산성과 품질, 근로 환경 등에서 최고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파크랜드만 특출난 것이 아니다. 최근 경기 침체로 국내 대부분의 업종 기업들이 힘들어하지만 신발업체들은 너도나도 '최대 실적' 기록을 세우고 있다. 국내 최대 신발업체 태광실업은 작년 1조329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올 1분기에도 작년 동기보다 22% 증가한 2761억원 매출을 올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창신INC는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19% 증가한 9621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1조 클럽' 가입을 예약해두고 있다. 아웃도어화를 생산해 독자 브랜드로 60여 개국에 수출하는 트렉스타는 작년 영업이익이 32억원으로 전년보다 129% 급증했다. 화승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25%나 증가한 155억원을 기록했다.
신발산업은 1980년대 이후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며 공장이 해외로 나가고 제조업체 수와 생산액이 급감했다. 하지만 독자적인 소재 개발 능력과 축적된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업체들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면서 4~5년 전부터는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신발 업계는 나이키·아디다스·뉴발란스·리복·아식스 등 메이저 업체들이 디자인과 마케팅, 유통을 맡고 생산은 한국과 대만 등의 전문 제조업체에 맡기는 분업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한국과 대만 업체들은 이 분업 구조 속에서 중국·베트남 등 경쟁국 업체와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권동칠 사장은 "나이키가 운동화 디자인을 갖고 오더라도 복숭아뼈 안과 밖 재질의 두께를 몇 ㎜로 해야 하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규격은 제조업체들의 노하우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한국 업체들은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앞선 IT 기술도 위력을 발휘한다. 과거엔 재단·재봉·제조를 각각 다른 공장에서 했으나, 최근에는 각종 센서 기술에다 시스템 자동화가 진전되면서 한 개의 라인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다. 이런 경쟁력을 종합하면 켤레당 생산 원가가 중국이나 베트남 업체들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러니 메이저 업체들이 신뢰도가 높은 한국 업체들을 파트너로 선호하는 것이다.
생산시스템 자동화가 진전되면서 최근엔 싼 인건비를 찾아 중국과 동남아로 떠났던 업체들이 부산으로 회귀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있는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화전 북측 5공구 지역에서는 8만1861㎡ 부지에 2개 동의 공장 철골 공사가 한창이었다. 운동화 전문 제조업체 삼덕통상과 신발용 부직포·접착제 생산업체 한영산업 공장이었다. 이들뿐 아니라 천일상사·학산 등 6~7개 전문 제조업체들도 올해와 내년 이곳에 새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신발산업진흥센터 이순종 소장은 "신발은 세계적으로 러닝화, 등산화, 캠핑화 등으로 제품이 세분화되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국내 신발 산업은 성장 전망이 밝다"면서 "우리 업체들도 디자인과 마케팅, 유통 역량을 길러 부가가치가 높은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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