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대보다는 품질과 신용으로 승부하라
“결국 사업은 내 사람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지요. 확실하게 신뢰를 주면서 내 신념을 꿋꿋하게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다이어리 만드는 일과 인쇄업은 다릅니다. 기업이 망하지 않는 한 기업의 홍보물인 다이어리도 망할 일이 없습니다.”
1976년 유림다이어리를 창업한 원완희 사장은 서울 을지로에선 ‘유림 아줌마’로 불린다. 하루종일 인현동 매장을 지키며 연간 100만권에 달하는 주문량을 실수 없이 제작해내는 원 사장을 이 바닥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원 사장은 “기한 내에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 공장으로 당장 뛰어가서 ‘왜 납기를 안 맞춰주느냐’고 뒤집어놓기 때문에 공장에서도 우리 일부터 해줬다”며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1500여개의 단골 고객사를 확보, 을지로 다이어리 업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원완희 유림다이어리 대표는 서울 을지로 인쇄촌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인이다. ‘유림아줌마’로 불리는 그는 다이어리 제조업만 40년 넘게 해 왔다. 원 대표가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젊은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을 위해 첫 번째 멘토로 나섰다.
첫 질문자는 주얼리를 만드는 A lot J 디자인스튜디오의 전유림 대표였다. 전 대표는 “현재 사무실만 운영 중인데 주얼리 매장을 열려니 임차료가 너무 비싸서 2년 넘게 고민만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원 대표는 “기업가들이 언제는 부동산이 좋고, 언제는 호황기여서 사업을 시작했겠느냐”며 “망설이지 말고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작게라도 일단 매장을 내는 게 좋고 시작했으면 완전히 몰입해서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머니와 기업인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잘 해내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원 대표는 “결혼 전부터 이미 두세 가지 개인사업을 하고 있었고 사업을 하면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창업자에겐 다른 무엇보다도 사업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했다. 또 “가정생활이나 애들 키우는 것, 직원들 관리하는 것 등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며 “창업했으면 일단 사업에 몰두하되 엄마로서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하는 ‘슈퍼우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대표들은 직원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 대표는 “친동생처럼 아끼던 어린 친구가 기술만 배워서 나갈 때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유아용 완구를 만드는 윤정혜 허니듀래빗 대표는 “어린 사람을 뽑아서 가르치고 내 사람으로 만드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원 대표는 “창업 초기엔 나이 차이가 나지 않는 젊은 친구들과 일하는 게 어려웠고 지금은 세대 차이가 많이 나서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나는 5년 일하면 중국 여행을, 10년 일하면 미국 여행을 보내주는 등 소속감과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잡으려고 노력했다”고 경험담을 들려줬다. 이 회사가 ‘내 회사’라고 느끼게 해주고 ‘열심히 일하면 상여금도 받고 해외여행도 갈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줬다는 설명이다.
와인 마개를 만드는 제이엔터프라이즈의 서지선 대표는 “수출에만 주력하다 국내로 눈을 돌리니 판매망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영업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원 대표는 “남들이 다 한다는 명절 때 선물 돌리는 일, 술자리에 같이 가서 접대하는 일은 아예 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좋은 제품과 납기일 등 약속을 지키는 신뢰 하나로 그들의 마음을 얻은 게 노하우라면 노하우”라고 말했다. “다이어리 속지나 겉표지를 복잡하고 만들기 어렵게 바꿔달라는 요청도 많고, 납기일도 짧지만 최대한 고객의 요청대로 만들어줬다”는 설명이다. 또 “이 와중에도 좋은 품질을 유지한 것이 비결이며 품질에 사운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판매망을 뚫으려면 “과감하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미국 시장을 개척한 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비수기인 상반기에는 재고를 들고 미국에 갔다고 했다. 전화번호부를 보고 일일이 전화를 돌려 유림의 다이어리 제품을 10년 넘게 홍보했다는 것. 원 대표는 “나는 남의 회사 문 열고 들어가는 게 즐겁다. 미국 회사들도 어느 순간부터 ‘노력이 대단하다’며 우리 제품을 구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림다이어리는 연간 4억~5억원어치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민지혜, 추가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시사점-
좋은 제품과 납기일 등 약속을 지키는 신뢰 하나로 그들의 마음을 얻은 게 노하우이고 기업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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