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콘텐츠 기업 카몬의 김윤정 대표(맨 앞)와 직원들이 가상현실 영상 제작용 카메라와
윤상 씨의 ‘왈츠’ 앨범을 소개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아이돌 공연 360도로 본다…실감나는 가상현실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사 카몬은 6대 카메라로 모든 방향 촬영하는 동영상 플랫폼 자체기술 갖춰놓고 공연·다큐 등 엔터산업에 접목시켜 상용화하면서 투자자를 만나 가상현실 기기 시장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 2015.03.23 일자 한국경제 보도 기사내용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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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큘러스VR이 삼성전자와 함께 기어VR을 상용화하면서 가상현실 기기 시장은 부흥기를 맞고 있다. 실제 기기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경험에 경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가상현실 콘텐츠가 부족해 시장이 크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지난해 2조원을 주고 오큘러스VR을 인수한 페이스북도 아직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오큘러스VR의 초기 투자에 참여해 큰 시세차익을 거둔 유명 벤처캐피털(VC) 포메이션8은 이번에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로 문제를 풀기로 했다. 포메이션8이 가상현실 영상 콘텐츠 업체 카몬에 투자한 배경이다.
○‘360도 한류 콘텐츠’ 제작
카몬은 360도 전방위로 볼 수 있는 ‘360 영상’을 제작하는 회사다. 기존의 영상이 연출자가 원하는 특정 방향의 카메라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면 360 영상은 모든 방향에서 일어나는 일을 선택적으로 볼 수 있다. 한 번 촬영할 때 6대 이상의 카메라를 붙여 전방위 촬영을 한 뒤 각각의 영상을 합성하기 때문이다. 기어VR 등 가상현실 기기로 360 영상을 보면 실제 그 공간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받는다.
카몬은 360 영상 제작뿐만 아니라 촬영을 위해 필요한 전용 장비까지 제작·판매한다. 카몬TV라는 동영상 플랫폼도 갖추고 있어 가상현실 콘텐츠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360 영상을 이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스마트폰이나 PC 등에서 마우스나 터치를 통해 영상을 보고 싶은 방향으로 돌려보는 방식과 가상현실 헤드셋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카몬은 두 가지 방식 모두 지원한다.
○마케팅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카몬은 CJ E&M의 마케팅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당시 음악 사업을 담당하던 김윤정 카몬 대표는 뮤직비디오를 구글 스트리트뷰처럼 3차원으로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하자는 의견을 냈다.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제작사를 찾았지만 국내에서는 마땅한 곳이 없었다. 기회다 싶었다. 동료들과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사를 차리기로 마음먹었다.
스타트업에 문외한이던 김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들어갔다. 창업의 기본기를 배우며 콘텐츠 범위를 항공촬영과 수중촬영으로까지 넓혔다. KBS와 협업해 독도의 자연 다큐멘터리, 슈퍼주니어가 진행하는 ‘보이는 라디오’ 등을 360 영상으로 만들었다. 특히 보이는 라디오는 반응이 매우 좋아 카몬이 한류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는 계기가 됐다. 이미 가수 윤상 씨의 디지털 앨범 ‘왈츠’를 가상현실 버전으로 내놓았다. 앞으로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와 손잡고 한류 콘텐츠를 내놓을 예정이다.
○통역하다 글로벌VC 눈에 들어
뮤직 프로듀서가 되고 싶었던 김 대표는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영국에서 음향공학을 배웠다.
출중한 영어 실력을 갖춘 그에게 어느 날 지인이 통역을 부탁했다. 국내 스타트업 축제인 ‘비론치’ 참석차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자들이 오는데 통역이 필요하다는 것. 투자사 직원 중 한 명이 일반 통역가와 달리 전문적 식견을 갖춘 김 대표에게 “전에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현직 스타트업 대표라고 소개한 뒤 카몬에 대해 설명했다.
투자사 직원은 깜짝 놀랐다. 안 그래도 가상현실 콘텐츠 업체를 찾고 있었기 때문. 한국을 떠나기 전 이 투자사 대표는 김 대표를 직접 만났고 투자 계약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카몬과 포메이션8은 이렇게 만났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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