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앰프업체인 송화의 송시재 공동대표와 김영화 공동대표. 부부인 이들은 R&D와 디자인을 각각 나눠 맡고 있다.[헤럴드경제]
소비자 위에 있어도 아래에 있어도 안된다.
2016-01-14
한국은 미국, 일본 등과 더불어 세계적인 악기 생산국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기의 신호를 증폭시켜 스피커로 출력해주는 기기인 앰프의 국내 생산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연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앰프는 마샬, 야마하 등 외국 브랜드 일색이다. 인천 서구 가좌동 소재 음향기기 전문업체 송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악기 앰프를 제작하는 업체. 품질을 인정아 쟁쟁한 외산 브랜드들과 경쟁하며 틈새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송화의 자체 브랜드 ‘사운드 드라이브(SD)’ 앰프는 이제 어느 공연장이나 스튜디오에서 외국산 앰프 못지않게 쉽게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외산 브랜드의 압박 속에서도 송화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기술력 덕분이다. 최근 인천 송화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송시재 대표는 “작은 업체는 기술개발(R&D)에 투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자체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며 “경쟁력은 집적회로(IC)를 자체 개발하는데 있다”고 소개했다.
앰프에 들어가는 집적회로는 리버브(잔향을 이용해 공간감을 표현하는 효과), 딜레이(소리를 지연시켜 한 번 또는 여러 번 재생하는 효과), 페이저(원음에 위상을 변화시킨 간접음을 섞어 음의 깊이감을 더하는 효과) 등 전기기타와 베이스 등에 쓰이는 다양한 효과를 연출하는 핵심부품이다. 이같은 회로를 모두 직접 개발하는 송화는 연주자를 비롯한 고객들의 요구에 즉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 브랜드와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송 대표는 전자공학 전공 엔지니어 출신이고 또 오르간 연주자로도 활동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누구보다도 악기에 대해 풍부한 이해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송화의 공동대표이자 송 대표의 부인인 김영화 대표는 직접 제품의 디자인을 맡고 있다. 부창부수, 송화가 가격 대비 고성능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비결이다.
김 대표는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나 외국 브랜드와 경쟁하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지만, 직접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 덕분에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며 “대부분의 직원들이 10년 이상 근속하고 있을 만큼 제품 생산과 개발을 자기 일처럼 여기는 것도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비결”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악기산업은 사양 추세다. 앰프 수요 역시 이를 벗어날 수 없다. 이에 따라 송화는 3년 전부터 PA(Public Address·공연장이나 야외무대에 설치되는 프로용 대형 음향기기) 시장으로 뛰어들어 사업을 다각화했다. 특히, 한번 충전으로 장시간 동안 고출력의 소리를 내주는 송화의 휴대용 앰프는 편리함으로 인해 버스킹(거리공연) 등 야외공연에서 뮤지션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송 대표는 “우리의 경쟁력은 2~3년 뒤에 시장에 내놓을 제품에 대한 로드맵을 늘 그리고 있다는 점이고, 이는 집적회로를 직접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중국에서 모양은 베낄 수 있어도 소리까지 베끼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목표는 신뢰감 있는 제품, 즉 구입을 위해 지불한 금액 이상의 가치를 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송화는 매년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국제악기박람회(NAMM)에 자사의 제품을 출품하며 꾸준히 해외시장 문을 두드려 왔다. 현재 송화의 제품은 유럽과 남미 16개국에 자체 브랜드로 수출되고 있다. 과거 한국의 악기와 음향기기들이 대부분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수출됐던 사실과 비교하면 이는 고무적인 일이다. 송 대표는 “늘 해외 전시회와 시장에 주목하며 남들보다 한발 먼저 앞서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위에 있어서도 아래에 있어서도 안 된다는 생각으로 늘 제품 개발에 임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내가 쓰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 [헤럴드경제 16.01.13]
= 시사점 =
소비자로부터 시작되고 끝나야 한다. 우리 고객이 누군가? 고객 한명의 욕구라도 100% 만족시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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